"건설사들도 골라서 짓는다" 강남 재건축마저 유찰?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전략 분석
강남에서도 유찰?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변화
강남 재건축 시장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서울 강남권의 대형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건설사들의 ‘수주 전쟁터’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주요 건설사들이 재건축 사업에 대한 입찰을 꺼리고, 결국 단독 입찰 또는 무응찰로 유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개포주공 6·7단지(총공사비 1조5319억 원) 입찰에서는 현대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되었습니다. 삼성물산은 참여하지 않았고, 올해 9월 예정된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수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 외에도 잠실 우성 1·2·3차, 방배15구역, 봉천14구역 등에서도 단독 입찰로 인해 유찰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건설사들이 신중하게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현상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번 칼럼에서는 건설사들의 새로운 전략과 이에 따른 시장 변화를 심층 분석해 보겠습니다.
1. 건설사들이 입찰을 꺼리는 이유
최근 강남을 포함한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서 유찰이 빈번해진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과거처럼 무조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성이 확실한 곳만 골라서 수주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①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국내외 경제 상황이 불확실해지면서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침체, 건축 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건설사들은 수익성을 철저히 따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건설사들은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공사비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시멘트, 철강,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변동성이 크고,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주 경쟁을 벌이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 2023년 기준 건축자재 가격 상승률
- 철강: 전년 대비 약 20% 상승
- 시멘트: 전년 대비 약 15% 상승
- 인건비: 전년 대비 약 10% 상승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프로젝트의 원가 상승을 감안해야 하는데, 향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무조건 입찰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② 무리한 출혈 경쟁 지양
과거에는 강남권 대형 재건축 사업을 따내기 위해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초 한남4구역 재건축 사업입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수주 경쟁을 벌이면서 과도한 비용이 투입되었습니다. 이런 출혈 경쟁은 건설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기존 사업 운영에도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제는 건설사들이 단순히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보다는, 확실한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었습니다.
③ 기존 프로젝트의 성공적 완수가 우선
건설사들이 여러 개의 사업을 무리하게 수주하면, 기존 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커질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대형 건설사들이 한 번에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증가했습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여러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이제는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무리한 확장은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 향후 강남 재건축 시장의 변화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가 강해지면서 강남 재건축·재개발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① 재건축 조합들의 고민: 경쟁 부족으로 인한 불리한 계약
건설사들이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재건축 조합들은 시공사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쟁이 없으면 조합이 건설사로부터 더 나은 조건을 이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남4구역 사례에서는 건설사들이 경쟁을 벌이며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강남 개포주공 6·7단지나 잠실 우성 1·2·3차 같은 곳은 단독 입찰로 인해 유찰되었습니다. 결국, 조합 입장에서는 공사비 절감이나 추가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② 특정 지역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할 가능성
모든 강남 재건축이 유찰되는 것은 아닙니다. 입지와 사업성이 뛰어난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경쟁이 치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압구정 2구역
-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참여할 가능성이 큼
- 강남에서도 최고 입지로 평가받아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
✔️ 성수전략정비구역 성수1지구
-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경쟁할 가능성이 높음
- 성수는 최근 고급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어 프리미엄 시장 형성이 가능
따라서, 강남이라도 입지나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는 곳은 유찰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며, 반대로 초고급 단지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할 것입니다.
3. 맺음말: 건설사들의 전략 변화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전략은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 강남 재건축 시장도 무조건 경쟁이 벌어지는 시대는 끝났다.
- 건설사들은 무리한 출혈 경쟁 대신 수익성이 보장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 조합들은 입찰 조건을 유리하게 조정하지 않으면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강남 재건축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건설사들이 어떤 전략을 펼칠지 계속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